(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헝가리에 이어 오스트리아도 이주 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글로벌 협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유엔이 올 7월 마련한 '안전하고 질서있는, 정상적인 이주'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 초안은 올 12월 모로코에서 열리는 세계 난민대책회의에서 정식 채택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헝가리 등 일부 국가들이 협정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 후 "글로벌 콤팩트 때문에 국내법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협정의 수정을 요구했다.
급증하는 이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한 이주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는 18개월간 논의 끝에 초안이 만들어졌지만 반난민 성향의 우파, 극우 정부가 들어선 일부 국가들은 주권 침해를 이유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이 협정은 체류 조건에 관계없이 이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 시장 등에 대한 차별없는 조건 허용, 취약 이주자 보호 등의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반난민 정책을 앞세운 우파 국민당이 제1당이 됐다. 국민당은 극우 자유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한 뒤 난민 복지 혜택을 줄이는 등 반난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쿠르츠 총리는 구체적으로 협정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지적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은 거부하면서 글로벌 콤팩트의 일부 조항이 이주자를 받아들이는 나라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민자 문제는 주권에 관련된 문제"라며 글로벌 콤팩트의 수정을 요구하는 나라들과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가장 반난민 성향이 강한 정부가 들어선 헝가리는 올 7월 서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고 폴란드도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초안이 마련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자국 이민 정책에 위배된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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