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은 쌈짓돈…삼성전자 전 임원 항소심서 집유 1년

입력 2018-10-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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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은 쌈짓돈…삼성전자 전 임원 항소심서 집유 1년
핵심기술 유출 혐의는 원심 이어 무죄 인정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개인 용도로 사용한 수천만원을 업무 경비로 처리해 기소된 삼성전자 전 임원이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이오영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 배임, 산업기술의 유출 방치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5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씨와 검찰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빼돌린 회삿돈을 상당 부분 공탁한 점은 유리한 사정이나, 범행 수법과 액수를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삼성전자 전무로 근무하던 2014년 4월∼2016년 7월 업무 목적으로만 쓰도록 회사가 지급한 자신의 신용카드와 부하 직원들의 신용카드로 유흥비를 결제하는 등 80차례에 걸쳐 7천800여만원의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2016년 10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속한 부서의 자금 사용 결재 등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부하 직원의 회사 지급 신용카드를 받아 주점 등에서 사용하고 부하 직원에게 경비를 청구하도록 한 뒤 직접 결재하는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는 별도로 이씨는 원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회사 핵심기술 유출 혐의에 대해선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인정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2016년 5∼7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LSI 14나노 AP 제조 공정의 전체 공정흐름도', '10나노 제품정보' 등 국가 핵심기술로 고시된 반도체 제조 기술에 관한 자료 47개 등 모두 68개의 영업비밀 자료를 3차례에 걸쳐 유출했다고 봤다.
이씨는 유출한 자료를 자택에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사건 전에 헤드헌터를 만나긴 했으나) 지속해서 접촉하지 않았고 자료 일부를 이면지로 사용하며 업무 관련 내용을 기록하는 등 평소 업무 습관 등을 살펴보면 치밀하다고 보일 만한 정황이 없어 부정한 목적으로 기술을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신청한 보석이 허가돼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으며, 삼성전자에는 사표를 제출했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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