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의회, 업무추진비·의정 경비 식비로 써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한 기초의회가 의회사무국 직원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5개월 동안 300만원이 넘는 업무추진비를 지출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인천시 미추홀구의회가 올해 3∼7월 집행한 예산 내역에 따르면 구의회 측은 이 기간 한 의회사무국 직원 가족이 올해 3월 개업한 식당을 9차례 이용하면서 식비 325만5천400원을 지출했다.
식비는 의정 운영 공통경비, 의장단 업무추진비,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에서 골고루 지출했다.
현재 미추홀구의회 의장은 한 달 210만원, 부의장은 110만원, 상임위원장 4명은 80만원씩의 업무추진비를 쓸 수 있다.
구의회 사무국과 의장단은 본회의 이후 점심 식사나 동료 의원 간담회 식사 등의 명목으로 이 식당을 이용하고 적게는 9만8천원부터 많게는 90만3천800원까지 식비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 식당은 미추홀구의회로부터 자동차로 왕복 1시간 거리인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있어 업무 소홀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점심시간이 보통 낮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인 점을 고려하면 멀리 있는 이 식당을 오가면서 식사에만 2시간 가까이 쓴 셈이다.
시민사회단체 주민참여가 구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업무추진비와 의정 운영 공통경비 영수증에는 오전 11시 30분이나 11시 50분께 식비가 결제된 내용도 확인됐다.
당시 간담회에는 의회사무국 직원 20여명과 구의원 등 30명에 가까운 직원이 참석해 대다수 의회 관계자가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참여 측은 이러한 행위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냈다.
배상록 미추홀구의회 의장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나도 그렇고 의회사무국도 그렇고 다른 곳에서 맛집으로 추천받아 가게 된 것이고 직원 가족이 하는 식당인지는 몰랐다"이라며 "한 달에 여러 번 간 적도 없고 고의성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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