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합동감식·CCTV 분석으로 원인 조사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김선형 기자 = 12일 새벽 불로 점포와 노점 16곳이 탄 대구 중구 번개시장은 밀집한 건물에 소화기만 갖춰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번개시장은 소규모 건물 8개 동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다. 이 가운데 7개 동은 소방시설로 소화기만 갖추고 있고 나머지 1개 건물에는 소화기와 수동 경보시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새벽 시간대 시장 동편 농협 공판장 부근에서 시작한 불이 자칫 시장 안쪽으로 번졌다면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번개시장 8개 건물 안팎에는 모두 335개 점포와 노점이 어물, 잡화 등을 판매한다.
한 시장 상인은 "시설 현대화사업으로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시장 건물 8개 동은 면적이 좁아 소방법상 옥내소화전,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다"며 "소규모 전통시장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후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다. 또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도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시 58분께 번개시장에서 불이 나 농협 공판장 안팎 점포와 노점 16곳이 탔다. 또 경비원 A(58)씨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48대와 소방관 157명을 투입해 오전 2시 24분께 큰불을 잡았으며 2시간 뒤인 오전 4시 35분에 진화를 완료했다.
[독자 송영훈씨 입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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