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준비 없으면 하면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우리나라는 인구당 매장 수가 너무 많습니다. 과도해요. 미국 같은 경우 매장을 열려면 최소 1∼2년이 걸리고 쉽게 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는 외식업을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식당 하시는 분들이 너무 겁 없이 준비 없이 뛰어들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의 질의에 한 답이다.
백 대표는 "제가 '골목식당'이라는 방송을 하는 것도 식당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준비 없으면 하지 마세요'라는 것"이라며 "외식업 창업을 쉽게 할 수 없는 문턱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지점 간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제일 좋은 것은 같이 살아야 한다"며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음식 장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좀 넘었지만, 그전과 비교하면 정부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준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고 국내 외식업 시장이 포화 상태이니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넓은 시장으로 나가는 방향이 맞다"라고도 했다.
백 대표는 외식업을 하면서 호텔업에도 진출한 것과 관련, "음식점 하는 놈이 호텔까지 진출한다고 오해를 하시는데 저는 예전부터 호텔 안에는 왜 비싼 식당만 있어야 하냐는 불만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오해받는 부분이 '금수저'라는 것인데, (부친에게서) 돈 받은 것 하나도 없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백 대표는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백 대표님 가맹점이 손님을 다 빼앗아간다고 한다. 출점을 제한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가맹점을 잘 키워 점주가 잘 벌게 해 준 것뿐인데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더본코리아 상장 여부와 관련해서는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점주에게 피해 가는 일이 없도록 무리해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기부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부보다 번 돈으로 사업 자체를 키워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의 주문에 "그렇게 생각하지만 감히 얘기를 못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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