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 시간 전부터 인산인해…2002년 한일월드컵 데자뷔
'꿈★은 이어진다' 카드섹션, 한국 축구 중흥기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축구대표팀 열기만 놓고 본다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최고인 것 같다."
한국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4시간여 앞둔 12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붉은색 셔츠를 입은 축구팬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경기장을 일찍 방문한 축구팬들에게 다양한 기념품을 나눠줬는데, 축제 분위기를 즐기려는 축구팬들이 몰리면서 평소 볼 수 없던 광경이 펼쳐졌다.
경기장 입장 시간(오후 5시)을 앞두고는 각 출입구에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조준헌 홍보팀장은 "이렇게 많은 팬이 평일 경기 수 시간 전에 몰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라며 "확실히 최근 축구에 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루과이전은 입장권 판매개시 3시간 만에 6만4천174석이 모두 팔렸다.
지난달 코스타리카, 칠레전에 이은 3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다. 아울러 대표팀 경기 입장권이 판매 첫날에 매진된 건 2003년 4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 이후 15년 만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꽉 찬 것도 2013년 10월 12일 브라질과 친선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 축구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등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며 제2의 중흥기를 맞는 분위기다.
오는 16일 천안에서 치를 예정인 파나마전도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부 취소 표가 나왔지만, 현장 판매분을 고려하면 무난하게 매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시작 후 장내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달랐다.
이날 오후 서울의 기온은 15도 안팎으로 다소 쌀쌀했지만, 응원 분위기는 용광로를 연상케 했다.
약 6만 5천 명의 관중은 축구협회와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 악마가 준비한 카드섹션을 펼쳐 장관을 이뤘다.
관중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선보였던 '꿈★은 이루어진다' 카드섹션 응원의 후속판 격인 '꿈★은 이어진다'라는 문구로 응원전을 펼쳤다.
협회는 전광판을 통해 데시벨 측정기로 관중의 함성을 유도했는데, 관중 응원 소리가 107㏈을 찍기도 했다. 이는 자동차 클랙슨에 버금가는 크기다.
축구대표팀 인기를 주도하는 손흥민(토트넘)이 공을 잡을 때는 귀가 아플 정도로 큰 응원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벤치에 앉은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추자 수많은 젊은 여성팬들이 비명에 가까운 함성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은 관중의 뜨거운 열기에 보답하듯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온 힘을 쏟아냈다. 뜨거웠던 2002년 그때의 데자뷔 같았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후 이날 6만4천170명이 입장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역대 8번째 만원 기록을 세웠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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