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추진 둘러싼 양측 갈등 격화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과 분리독립 추진을 놓고 갈등하는 카탈루냐 측이 스페인 왕정의 폐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스페인 총리가 "용인할 수 없다"면서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갈등이 심상치 않은 기류로 확대되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지난 11일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정치 이슈에 개입했다고 비난하고 낡고 비민주적인 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펠리페 6세는 작년 10월 스페인과 카탈루냐 간 분리독립 갈등이 정점에 치달았을 때 독립진영을 규탄하는 내용의 연설을 해 카탈루냐인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이번 결의안에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급진좌파 정파까지 합세해 국왕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비난했다.
카탈루냐 의회의 군주제 폐지 결의안은 스페인 최대 국경일인 국경절을 하루 앞두고 채택됐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측의 결의안 채택에 대해 응징을 예고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면서 "우리 정부는 법률과 헌법, 국가의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추진을 두고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스페인 정부 사이의 갈등은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카탈루냐는 최근 "11월까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법적으로 승인해 달라"면서 일종의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스페인 정부는 이를 즉각 거부했다.
카탈루냐는 이에 맞서 외국 정상들에게 중재를 요구하는 서신까지 보내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편, 스페인 최대 국경일인 이날 수도 마드리드 중심가에서 열린 국경절 퍼레이드에서는 예복을 갖춰 입은 국왕 부부가 군 기마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기념행사에 참여했다.
카탈루냐의 제1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국경절을 맞아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분리독립 반대를 주장하며 행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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