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정유라 사태'의 아픔을 딛고 부활한 김혁(23·경남승마협회)이 전국체전에서 5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혁은 13일 전북 장수군 천천면 장수승마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승마 마장마술 일반부 결승에서 73.284%를 획득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동헌(광주승마협회)이 71.813%로 은메달, 김균섭(인천시체육회)이 71.617%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혁이 전국체전 정상에 오른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그는 창원 신월고 3학년이었다.
전국체전은 국내 최고 승마 선수들이 출전해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치는 대회다. 고교생 김혁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전국체전 승마 종목은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모두 일반부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혁은 고교생 신분으로는 사상 첫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마장마술의 차세대 주자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에게 악재가 닥친 것은 2014년이었다. 김혁은 당시 4명을 뽑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5위에 그치며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됐다.
판정 논란 속에 그 자리를 대신한 선수는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였다.
정유라는 경기 중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지만, 감점받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는 특혜 선발 논란을 일으켰다.
김혁은 대표 선발전 탈락 이후 한동안 방황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김혁은 절망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다.
김혁은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마장마술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올랐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나선 김혁은 단체전 준우승을 이끈 것은 물론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혁은 내친김에 전국체전에서 5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하며 시련을 이겨낸 보상을 확실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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