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총선 잇따른 참패로 정부보조금 끊겨…'울며 겨자 먹기' 시내 당사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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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현대 프랑스 정치를 양분해온 전통의 강자 사회당(PS)이 잇따른 선거 패배로 고전하다가 파리 중심가의 당사를 매각하고 파리 바깥의 공업지대로 이전했다.
당사 이전은 대통령 두 명을 배출한 유럽의 '간판' 중도좌파 정당이었던 프랑스 사회당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13일(현지시간) 르 몽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사회당은 최근 파리 중심가 솔페리노 가(街)에 있는 당사의 매각을 완료하고 최근 파리 남동부의 위성도시 이브리 쉬르 센에 새 당사를 마련했다.
사회당사가 있던 솔페리노 가는 파리 센강 좌안의 번화가로, 엘리제 궁과 상·하원 의사당과도 가깝지만, 새로 옮긴 이브리 쉬르 센은 수도권의 공업지대로 도심과는 꽤 거리가 있다.
사회당이 당사로 써온 솔페리노 가의 19세기 저택은 1980년부터 줄곧 당의 소유였지만, 사회당은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하고 정부보조금과 기부금이 크게 줄자 울며 겨자 먹기로 매각했다.
사회당은 당사 매각 결정을 발표하면서 화려한 도심을 떠나 "서민과 더욱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고 애써 포장했다.
당사는 4천550만 유로(585억원 상당)에 부동산 개발업체 '압시스'가 인수했고, 사회당은 매각 대금을 당 운영과 향후 선거운동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등 역대 서기장(당 대표)이 대대로 써온 책상 등 집기류는 대부분 새 당사로 옮겨졌지만, 로비에 걸려 있는 역대 서기장의 사진은 건물의 새 주인인 압시스의 허락을 받고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사회당은 프랑스 제5공화국에서 미테랑과 올랑드라는 두 명의 대통령과 수많은 총리를 배출하며 유럽 최강의 중도좌파 정당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작년 대선과 총선에서 좌와 우를 아우르는 새로운 중도를 표방한 에마뉘엘 마크롱의 돌풍에 직격탄을 맞고 몰락했다.
작년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나선 브누아 아몽 전 교육부 장관은 1차 투표 5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좌파의 몰락을 예고했고, 이어진 6월 총선에서는 무려 250석 이상을 잃으면서 정부보조금마저 끊기고 기부금도 급격히 줄었다.
사회당은 전 국회(하원)에서는 전체 577석 가운데 280석을 차지했던 제1당이었다.
지난 4월 전당대회에서 사회당은 중도계열의 통합주의자 올리비에 포르 하원의원을 새 서기장으로 선출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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