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감성 '펭귄 하이웨이'·로봇개와 우정 '액슬'

입력 2018-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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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감성 '펭귄 하이웨이'·로봇개와 우정 '액슬'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어린이와 청소년 감성을 느끼게끔 하는 영화 두 편이 오는 18일 나란히 개봉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펭귄 하이웨이'는 호기심 많고 똑똑한 11살 소년 아오야마가 주인공이다. 그가 사는 내륙마을에 어느 날 펭귄 무리가 등장한다. 어른들은 무심히 지나치지만, 아오야마 눈에는 큰 사건이다. 그는 펭귄이 어쩌다 그곳까지 왔는지 연구에 착수한다. 그와 같은 반 친구는 숲 뒤편에 있는 들판에 나타난 물방울 모양 커다란 물체를 몰래 연구 중이다. 아오야마는 펭귄과 그 괴물체가 서로 연관됐고, 그 둘 사이에는 자신이 평소 흠모하던 치과 간호사 누나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누나는 모든 물건으로 펭귄을 만들어내는 능력의 소유자다.



언뜻 줄거리만 보면 '이게 무슨 말이야'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이야기는 실제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콜라 캔이 펭귄으로 바뀌고, 펭귄을 잡아먹는 고래가 등장한다. 논리로는 잘 설명이 안 되는데, 소년 시각에서 따라가다 보면 상황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 모험에 동참하다 보면, 시작과 끝이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의 심오한 원리도 만나게 된다.

이미 무뎌진 어른들의 눈에 비친 세상과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그런 면에서 잃어버린 동심과 호기심을 일깨우는 작품이기도 하다. 동네 누나를 마음속에 품은 사춘기 소년의 풋풋한 마음이 전해져 미소짓게 한다.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이나 묘사가 자주 나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이시다 히로야스 감독은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소년 시절을 얼마나 순수하고,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을지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라며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는, 그리고 앞으로 경험할 수 있는 어린 시절 감정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영화 '액슬'은 인공지능 로봇 개와 10대 청소년 마일스의 우정을 그린다.
마일스는 오토바이를 타고 험준한 레이스를 질주하는 아마추어 모토크로스 선수.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자기 라이벌 패거리에 속아 외딴곳에 홀로 남겨졌다가 실험실에서 탈출한 로봇개 액슬을 만난다.

액슬(AXl)은 공격(Attack), 정찰(eXploration), 수송(Logistics)의 줄임말. 인간을 따르는 개의 습성을 지니면서 공격 능력을 극대화한 미래형 병기다. 마일스는 기능이 망가진 액슬을 고쳐주고, 액슬은 마일스를 주인처럼 따른다. 마일스는 액슬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려 하지만, 온몸에 있는 총탄 자국이 신경이 쓰인다.
동물과 인간의 우정이란 소재 자체는 새롭지 않으나, 로봇개의 등장은 시선을 붙든다. 인공지능(AI) 시대인 만큼, 실제 있을 법한 상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야기보다는 볼거리에 충실한 편이다. 산 중턱을 오르내리며 펼쳐지는 짜릿한 모터크로스 경기로 막을 연다. 극 중에도 오토바이를 탄 마이스와 액슬이 함께 뛰노는 역동적인 모습이 여러 번 등장한다.

액슬은 신체 움직임이나 표정, 행동 습관이 실제 강아지와 거의 흡사해 로봇이지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상대가 적인지 아군인지를 분석해내며, 뛰어난 학습능력도 보여준다. 다만, 살인 병기로 고안된 것치고는 민간인 손에 너무 쉽게 망가지는 점은 아쉽다. 액슬은 완성품이 아니라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한 올리버 달리 감독은 제작 노트에서 "액슬과 같은 공상과학적인 컨셉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이 영화는 인공지능 자체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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