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아쉽다"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표정뿐 아니었다. 그는 "아쉽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다.
경기 소감을 묻자 "많은 버디 기회를 잡고도 버디 퍼트를 놓쳐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박성현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자 전인지(24)에 4타차 공동 3위에 올랐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박성현이 이렇게 아쉬움을 거듭 표현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박성현은 이 대회에서 두 번이나 2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렉시 톰프슨(미국)에 1타가 뒤졌고 작년에는 고진영(23)에 2타가 모자랐다.
박성현은 "좋아하는 코스고 (두 번 준우승이 있어서) 너무 우승을 하고 싶었던 대회인데 더구나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해서 더 욕심이 났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특히 한동안 샷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에서 예전 (잘할 때) 샷 감각을 찾았다"고 밝힌 박성현은 "그러나 오늘 그린 플레이가 따라 주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선두와 3타 차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성현은 이날 1, 2번 홀에서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퍼트가 홀을 외면했고 11번 홀(파4)에서는 4m 버디 찬스에서 3퍼트 보기를 적어냈다. 선두 추격의 동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16번 홀(파4)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박성현은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박성현은 "그린에서 퍼트 라인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거리도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를 내줘야 했던 박성현은 쭈타누깐이 같은 공동 3위로 대회를 끝내면서 9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키게 됐다.
그러나 박성현은 "우승으로 1위를 지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는데…"라며 또 한 번 아쉬움을 곱씹었다.
오는 18일부터 중국 상하이에 열리는 뷰익 LPGA 상하이에 출전하는 박성현은 "다행히 샷 감각이 최고라서 기대가 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 5천 명이 넘는 팬을 몰고 다닌 박성현은 "한국에서 지낸 한 달이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많은 사랑과 격려를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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