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조각가 최종태가 나무에 불어넣은 '영원의 갈망'

입력 2018-10-14 18:28  

원로조각가 최종태가 나무에 불어넣은 '영원의 갈망'
평창동 가나아트서 개인전 개막…채색 조각 외 평면 작업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원로조각가 최종태(86)는 지난 60년간 인물 조각에 몰두했다. 이는 "신의 형상을 닮았다고 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그 인간을 닮은 또 다른 형태의 인간상을 산출"(미술평론가 신항섭·책 '한국현대미술가 100인')하는 작업이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인전 '영원의 갈망' 주인공 또한 인물 조각이다. 나무를 재료로 하고 머리와 몸통이 구분된 단순한 형태의 채색 입상들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작가가 빚어낸 이들은 모두 성스러움을 풍긴다. 채색과 형태에서 서구적인 여느 성상 조각과는 다른, 한국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뿐 아니라, 파스텔화, 소묘화 같은 평면 작업도 나왔다.
종종 파스텔로 그림을 그린 작가는 흙을 만지는 작업을 하다 보니 손으로 무엇인가를 문지르는 일을 즐겼고, 파스텔에 자연히 빠져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다와 하늘, 백사장 등 아득한 풍경이 부드러운 파스텔을 통해 펼쳐진다.
볼펜이나 사인펜, 연필 등으로 그린 소묘화는 지난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한 달간 병원에 머무르는 동안 그린 작업이다. 그가 평생 작업 주제로 삼은 소녀, 얼굴, 손, 성묘상 등이 표면 질감 그대로 표현됐다.
아흔을 앞둔 작가는 이번 전시를 맞아 쓴 '토막생각'을 통해 지난 예술의 여정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그림이란 결말나지 않는 일이었다. 몇 번의 생을 바친다 할지라도 예술의 종점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유사 이래 아무도 거기에 가 본 사람이 없었다. 만약에 있다면 무진장으로 좋은 데 일 것이다. 그것만큼은 분명한 일이다."
사회과학자 김형국이 40년 가까이 교우한 최종태의 삶과 예술을 정리한 책 '하늘에 걸 조각 한 점'도 최근 출판사 열화당을 통해 나왔다.
전시는 11월 4일까지. 문의 ☎ 02-3217-0234.
'하늘에 걸 조각 한 점'은 128쪽. 1만2천 원.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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