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비차별원칙 위반…멕시코·캐나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하면서 '비시장경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수 없다는 조항을 포함한 데 대해 중국의 주요 매체들이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5일 사평(社評)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 비시장경제 국가가 어떤 국가인지 거론하지 않지만,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이후에 이 조항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게다가 미국은 이 조항을 다른 국가와의 FTA에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 독소조항은 미국 패권주의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와 FTA를 맺으려면 우리가 반대하는 국가와는 FTA를 맺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마치 학교에 다니는 '독불장군'과 같은 학생과 같다"면서 "나와 노는 아이들은 내가 싫어하는 아이와 놀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USMCA가 합의된 뒤 캐나다와 멕시코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것을 거론하면서 "두 국가 모두 중국과 무역을 확대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캐나다 여론은 우리가 누구와 FTA를 맺는 것은 우리의 주권이고, 다른 나라의 비준은 필요 없다는 의사를 몇 번이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이 독소조항은 일단 세계무역기구(WTO)의 비차별원칙와 다른 국가의 주권에 간섭해선 안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멕시코와 캐나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 조항에 합의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의 각각 2위, 4위 무역국"이라며 "양국 모두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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