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인터넷 관리·통제를 부쩍 강화하는 가운데 팔로워가 수천만명에 달하는 유명 인터넷 스타 '왕홍'(網紅)이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장난스럽게 국가를 불렀다는 이유로 구류 처분을 받았다.
15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시 공안은 인터넷 스타 양카이리(楊凱莉·21)가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법' 규정을 위반해 구류 5일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안은 "국가는 국가의 상징으로서 모든 국민과 기관은 국가를 존중해 국가 존엄을 수호해야 한다"며 "인터넷 방송도 법의 적용에 있어 예외 지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카이리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숏 동영상 앱 틱톡(중국명 더우인)에서만 팔로워가 4천400만명에 달하는 유명 인터넷 스타다.
그녀는 지난 7일 밤 중국판 유튜브 격인 후야(虎牙)에서 온라인 음악 축제를 소개하는 인터넷 생방송을 시작하면서 약 3초 가량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인민이여'라고 시작하는 중국 국가 도입부 소절을 장난스럽게 불러 중국 인터넷에서 '국가 모욕' 논란이 일었다.
양카이리는 논란이 일자 "국가를 진지하게 부르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여러분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뜻이 없었고 조국에도 사과한다"면서 공개 사과문을 냈지만 구류 처분을 피하지 못했다.
주요 온라인 플랫폼들은 양카이리의 활동을 중지시키는 등 자사에 불통이 뛰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후야는 양카이리의 계정을 정지시켰으며 틱톡 역시 양카이리가 올린 모든 동영상을 삭제했다.
업계에서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짭잘한 수익을 올리던 양카이리가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온라인 방송계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부터 시행된 중국의 국가법에 따르면 악의를 갖고 공공장소에서 중국 국가를 왜곡해 부르는 행위를 한 자는 15일 이하의 구류 또는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인터넷 통제는 전보다 부쩍 강화됐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불량정보' 유통 등을 이유로 대형 포털사이트 왕이(網易)와 유력 뉴스 사이트 봉황망(鳳凰網) 운영을 부분적으로 중단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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