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가수 시절 섹시 이미지가 너무 강했죠. 그래서 일부러 섹시 연기를 안 하려고 했어요. 지금까지 맡은 역을 보면 캔디형 캐릭터거나 형사 역할인데 이제 섹시한 연기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직 가수이자 현직 배우인 손담비가 18일 개봉하는 '배반의 장미'에서 처음으로 코믹·섹시 연기를 선보인다. 스크린에서 주연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손담비는 "내면에 코믹 본능이 꿈틀거린다"고 강조했다.
"저는 진지한데 남이 보면 웃길 때가 많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어요. 제 안에 코미디 쪽으로 꿈틀대는 것이 있나 봐요. 또 이제 섹시한 역할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번 작품으로 어느 정도 충족된 것 같아요."
손담비는 차갑고 도도한 도시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연기자로 전향한 이후 가장 많이 들어온 배역도 철없는 부잣집 딸이나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역할이었다고. 본인은 정말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대중뿐 아니라 저를 잘 모르는 연예인도 저를 너무 차가운 사람으로 생각하더라고요. 제 성격은 오히려 털털하거든요. 본 모습은 정말 그렇지 않은데 너무 안타까워요."
이른바 '업신 담비' 사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2010년 '더 퀸'을 부르던 중 상대를 깔보는 듯한 표정을 지은 사진이 '업신 담비'라는 제목으로 퍼져나갔고, 이후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굳어졌다.
"그 사진이 단단히 한몫했죠. 지금도 따라다니는 수식어기도 하고요. 정말 0.1초 사이에 찍힌 건데 이 사진을 그렇게 사랑해주실 줄은 몰랐죠. 섹시하게 보이려다가 찍힌 사진인데 제 안에 그런 표정이 있나 봐요."
'배반의 장미'는 인터넷에서 만난 세 남자와 한 여자가 동반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한 데 모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세 남자는 진지하게 세상과 작별을 고할 준비를 하지만 뒤늦게 손담비가 연기한 '미지'가 도착하자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친다.
설정상 손담비는 영화가 시작하고 30분가량 지난 후에야 등장한다.
"제가 나오기 전까지 긴장이 돼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너무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날 정도였죠. 차라리 등장하고 난 후에는 속이 편해지더라고요."
이번 작에서 가장 신경 쓴 장면은 '심선'(정상훈 분)에게 욕을 하는 신이었다고 한다. 실감 나게 욕을 잘해서 평소에도 욕을 자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샀다고.
"선배들이 욕 잘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사실 대본에는 딱 한 문장만 있고 나머지는 다 애드리브였어요. 제 캐릭터가 가장 임팩트 있게 보이는 장면이었고 나름대로 관객분께 웃음을 주고 싶어서 몇 가지 버전을 만들어서 연습해갔죠."
손담비는 연기자로 전향하면서 가수 폐업을 선언한 바 있다.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연기와 노래를 함께하는 것이라고 한다.
"음반 작업도 틈틈이 하고 있는데 아직은 연기로 대중에게 더 가까이 가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이제 나이도 어느 정도 있다 보니 조금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우선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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