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과격 반군 비무장지대서 버티기…이들립 휴전 '암운'

입력 2018-10-15 18:06  

시리아 과격 반군 비무장지대서 버티기…이들립 휴전 '암운'
알카에다 연계조직 "떠나지도, 무기 넘기지도 않을 것"
민간단체 "러·시리아에 반군 최후거점 공격 구실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의 '급진' 반군이 러시아와 터키가 합의한 철수 시한을 어기고 '비무장지대'에 남았다.
시리아 북서부 급진 반군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14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밤 성명을 내고 "우리는 떠나지도 무기를 넘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HTS는 "무기가 혁명의 안전을 보증하고 수니파를 지키고 그 권리를 수호하는 수단"이라면서 "우리는 혁명 목표를 향해 지하드(이교도에 대한 이슬람의 전쟁)와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HTS는 이날 항전 의지를 천명하면서도, 러시아와 터키의 합의를 거부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아 모호함을 유지했다.
HTS는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인 이들립주(州)의 60%를 통제하는 강력한 조직이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HTS는 러시아와 터키에서 모두 테러조직으로 분류됐다.



지난달 반군의 최후 거점 이들립에 대한 정부군의 대대적 공세를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러시아 소치에서 담판을 벌여 시리아 북서부 반군과 정부군의 경계를 따라 폭 15∼20㎞ 비무장지대를 창설하기로 했다. 이 합의에 따라 이들립 공습도 멈췄다.
양국의 합의에 따르면 10일까지 모든 반군 조직은 비무장지대에서 중화기를 전부 빼내고, 15일까지 테러조직 등 급진 조직은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해야 한다.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HTS는 비무장지대 안에 남을 수 없다.
HTS는 약 한달간 비무장지대 합의에 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철수 시한을 앞두고 항전 의지를 드러내는 성명을 내고 비무장지대에 일단 남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도 비무장지대 예정지에서 지하드 조직의 이동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앞서 12일 밤∼13일 오전에는 비무장지대로부터 정부군 진영으로 포격도 벌어졌다.



과격 조직이 비무장지대에서 계속 버틴다면 러시아와 터키의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므로, 러시아·시리아군이 반군의 최후 거점을 공격할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러시아·터키의 비무장지대 합의와, 반군 최후 거점에서 휴전의 운명이 모두 불투명해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만 대표는 "지하드 조직이 철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시리아군이 적어도 비무장지대에서는 군사작전을 전개할 구실이 생긴다"고 말했다.
압델 라만 대표는 "HTS가 비무장지대 합의에 대한 명시적인 수용이나 거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시간벌기를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HTS의 성명이 소극적인 동의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애널리스트 샘 헬러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HTS는 성명에서 조직의 책임과 융통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HTS가 결국 (러시아와 터키의) 소치 합의를 암묵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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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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