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건너뛰고 참가한 전국체전에서 2관왕
(전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마린보이' 박태환(29·인천시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 불참한 것에 대해 "내가 만족할만한 기록과 레이스를 보여줄 자신이 없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박태환은 15일 전북 전주 완산수영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전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 48초 71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전날 계영 800m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준비하던 6월 말,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돌연 대회 참가 포기를 선언했다. 그랬던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이후 불과 2개월 뒤에 열린 전국체전에 출전한 것과 관련해서 많은 궁금증이 일었다.
박태환은 이에 대해 "몸 어디에 이상이 있거나 부상이 있어서 아시안게임에 불참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시안게임을 잘 준비하다가 전반적으로 컨디션 회복이 잘 안 됐다. 그래서 많은 생각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기록과 레이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준비 과정에서 기록적인 부분에 제동이 많이 걸렸다. 이로 인해 긴장감이 커졌고, 계속된 스트레스로 과부하가 걸리더라"며 "내 성격과 스타일상 국민 여러분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어하는 면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완벽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박태환은 "나 자신에게 '내가 만족하는 기록과 레이스를 보여줄 자신이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쉽게 100% 만족할 수 있는 자신감이 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불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저는 아시안게임 출장 경험이 많은 편이다. 내가 완벽해지지 못하는 이 시점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아시안게임 출전을 양보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태환은 "다른 후배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좋은 경험 했을 거로 생각한다. 저와 같이 한국 수영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컨디션 난조 탓에 아시안게임을 건너뛴 박태환은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이번 전국체전에 나섰다.
그 탓인지 이날 자유형 200m 기록은 자신이 작성한 자유형 200m 한국 신기록 1분 44초 80, 대회 신기록 1분 45초 01에는 크게 못 미쳤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출전을 안 한 뒤 전국체전에서 인사를 드리게 돼서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있고, 오늘 경기도 기록적인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며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아서 나름대로 긴장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어제 계영 800m에서 막판 스퍼트를 했는데, 대회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인지 오늘 많이 힘들더라. 아직 체력적으로는 미완성"이라며 "기록은 아쉽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박태환은 내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전국체전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며 "어떤 대회를 나가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생각을 잘 정리해서 차후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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