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정치인 고노 전 중의원의장, 아들 고노 외무상에 '쓴소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원로 정치인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81) 전 중의원 의장이 15일 남북한이 하나가 되려는 노력을 일본이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전 중의원 의장은 이날 후쿠오카(福岡)시에서 니시(西)일본신문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조선민족(한민족)이 하나가 되려고 생각하며 하고 있는 노력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적어도 (민족의 화해를) 방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중의원 의장과 외무상을 역임한 바 있는 그는 1993년 관방장관 재직 당시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인물이다.
현역 정치인 시절부터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중시했던 그는 지난 6월에는 "지금, 일본이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은 한반도의 식민지화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죄를 하는 것"이라며 아베 정권에 대해 "북한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고노 전 의장은 이날 강연에서 아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의 발언을 비판하며 일본 정부와 달리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일본까지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진짜 시기상조인가?"라고 물으며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아베 정권의 자세를 비판했다.
고노 전 의장의 장남인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 14일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다. 구체적 행동이 제대로 취해진 뒤 종전선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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