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회담 개최 필요성에는 공감…구체적 시기 논의는 나중으로 미뤄
국제의회연맹 총회서 남과 북 대표 '첫 면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15일(현지시간) 북한 대표인 리종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연구원 원장과 면담했다.
문 의장과 국회 대표단은 이날 오후 제네바 시내 캄펜스키 호텔에서 리 원장과 북측 관계자 2명 등 북한 대표단을 만나 남북국회회담 일정과 국회 차원의 남북 관계 진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진영 의원이 오전에 북측 대표단을 IPU 총회장에서 만나 일정을 조율하면서 성사됐다.
남북 대표단의 만남은 진영 의원이 이날 오전 북측 대표단과 사전에 조율하면서 이뤄졌다.
IPU 총회에서 남과 북의 대표가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리 원장은 북한에서 입법부 격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표는 아니지만 수년간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IPU 총회에 참석했다.
리 원장이 "다른 나라 들르고 오셨지요.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하시겠다"고 인사하자 문 의장은 "이 만남 하나로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 10년 전이나 하나도 안 변하셨다고"라고 화답했다.
모두 발언 후 40분간 비공개로 이뤄진 면담에서 양측은 남북국회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는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국회 차원에서 자주 만날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문 의장은 이날 IPU 총회 일반토론에서 세 번째 순서로 연설한 뒤 오찬 행사에 참석하기 전 복도에서 리 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우연히 마주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오후에 만나기로 돼 있죠"라며 리 원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IPU 총회에 참석한 남측 대표단을 북측 대표단에 소개했다.
문 의장은 또 리 원장에게 전날 부인상을 당한 박지원 의원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박지원 의원 아시죠. 어제 부인상을 당해서 전화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 의장은 9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제3차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노력을 당부하면서 남북국회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을 정하는 문제가 남았지만 남북국회회담이 성사되면 북한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문 의장의 카운터 파트가 된다.
남북국회회담과 관련해 남북은 15일 판문점 고위급회담에서 남측 국회가 실무회담 일정을 제시하면 북측이 답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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