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분단 늘 마음 아파…평화 기원"
내달 10번째 내한공연 앞두고 미니앨범 '포치 송즈' 발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저는 한국인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서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특별한 선물이죠."
미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철 야마가타에게 한국은 잊지 못할 나라다. 외국 가수의 공연이 '뉴스'가 아닌 나라지만 지난 4년간 야마가타의 공연은 늘 매진이었다. 오는 6∼7일 부산 동아대학교 다우홀, 9∼10일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펼치는 콘서트는 그의 10번째 내한공연이다.
내한을 앞두고 16일 이메일로 먼저 만난 야마가타는 "한밤중 뉴욕 우드스톡의 우리 집 테라스에 앉아 인터뷰 답변을 쓰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모두와 연결돼있다는 걸 확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발라드와 포크, 얼터너티브 록을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는 야마가타는 '비 비 유어 러브'(Be Be Your Love)란 곡이 광고에 삽입되면서 한국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올해 들어서는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그의 곡이 쓰이면서 젊은 팬들이 대거 유입됐다. 그는 최근 미니앨범 '포치 송즈'(Porch Songs)를 냈는데, 드라마 주제곡이었던 '비 섬바디스 러브'(Be somebody's love)도 함께 담았다.
특히 앨범에는 사진작가 김중만을 위한 곡 '중만 테마'(Jungman's Theme)가 실렸다. 야마가타와 김중만은 오랜 친구다. 야마가타를 '나의 뮤즈'라 부르는 김중만은 그의 앨범 '체서피크'(Chesapeake) 재킷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특정인을 위한 헌정곡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김중만은 단순한 것과 웅장한 것 모두에서 아름다움과 슬픔을 보는 예술가죠. 그가 느끼는 만큼 세상을 느끼는 건 사실 꽤 외로운 것일지도 몰라요. 우리는 서로 다른 2개의 영혼이지만, 이 곡을 통해 그의 마음과 연결되고 싶었어요."
야마가타는 새 앨범 제목에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발코니(포치)에 기대 편안하게 듣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러나 가을바람이 차가워져서일까, 노래에선 편안함보다 쓸쓸함이 많이 묻어난다.
"아주 내밀한 곡들인 건 확실해요. 모든 곡이 어떤 '갈망'을 중심으로 하죠. 사랑, 유대감, 고통, 외로움에서의 해방…. 제 삶에 상실이나 극단적인 변화가 포함된 다양한 변화가 있었어요. 최근 들어 가장 혼자인 상태가 됐죠. 그렇지만 외로운 감각은 아니에요.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모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야마가타는 상실과 단절을 주제로 곡을 쓰면서도 정작 외로움을 잘 느끼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혼자 있는 것 자체는 꽤 편하다"며 "외롭다고 느낄 때는 주변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을 때다. 그렇게 느낄 때마다 곡을 쓰기 때문에 연결을 시도하면서 노래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이 노래들로 삶을 지속할 요소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음악의 아름다운 점 중 하나는 각자가 가진 감정의 무게를 자석처럼 끌어당겨 어딘가로 보낼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점이죠. 노래는 듣는 이로 하여금 어떠한 감정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능력이 있어요. 제가 가장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유효하고, 슬픔을 이겨내는 여정은 우리가 모두 경험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야마가타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그는 2015년 내한 당시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며 분단 상황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야마가타는 "분단 때문에 한국인이 겪는 고통에 대해선 익히 보고 들으며 늘 가슴 아팠다"며 "복잡한 면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한국 사람들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통일이 되고 평화가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벌써 10번째 공연이라니, 어서 100번째 공연까지 가야겠어요. 여러분이 나를 치유해주고, 자신을 표현하면서 보여준 용기 덕분에 외롭지 않습니다. 영원히 제 마음속에는 한국 팬들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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