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산성지에서 대형 건물터 발굴…신라시대 축성기법 확인

입력 2018-10-16 08:00  

부산 배산성지에서 대형 건물터 발굴…신라시대 축성기법 확인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시 기념물 제4호로 지정된 배산성지에서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부산시립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배산성지 2차 문화재 발굴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높이 6m 규모의 건물 축대와 길이 13m 이상의 대형 건물터를 발굴했다고 16일 밝혔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산61번지 일원에 있는 배산성지는 흙을 쌓아 만든 토축산성이다.
성벽을 급경사면에 축조하면서 대부분 허물어져 성벽 존재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특히 배산성지에 대한 문헌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고고학적 조사 외에는 배산성지 실체를 파악할 단서가 없었다.
문화재조사팀은 지난해 배산성지 1차 발굴조사에서 영남지역 최대 규모의 원형 집수지 두 곳과 부산 최초로 '을해년(乙亥年, 555년, 615년, 675년)'이라고 적힌 목간을 발굴했다.
이번 2차 발굴조사에서는 배산성지 정상 아래 토성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집수지 서쪽 약 30m 떨어진 경사지에서 건물 축대와 대형 건물터를 확인했다.
축대는 건물 붕괴를 방지하고자 쌓은 것으로, 내부는 크고 작은 깬돌이나 하천석을 채워 넣었고 외벽 바깥으로는 6단 높이의 석축을 쌓아 보강했다.
대형 건물터는 축대 서쪽 상부에서 길이 12.8m, 너비 10m 규모로 발굴됐다.
건물터는 남-북 기단열과 초석, 배수시설을 갖췄으며 3칸으로 나눴다.

배산성 북쪽 성벽에는 줄눈쌓기 수법으로 '品'자 형태의 석축 외벽을 쌓았다.
외벽 바깥쪽에는 성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기단보축을 쌓아 전형적인 신라식 석축산성의 형태를 갖췄다.
특히 성벽 중심부 서쪽은 삼국시대 축성기법인 직사각형 돌을 수직으로 쌓은 것과 달리 동쪽은 통일신라시대 축성기법인 돌을 층단식으로 쌓아 석축산성의 수리나 축조 기법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1, 2차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배산성지는 동남해안에서 동래로 진입하는 왜적의 침입에 대비한 군사적 요충지로 추정된다"며 "발굴 결과 배산성 공간구조와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어 복원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부산시립박물관은 17일 학술자문회의를 열어 발굴조사 내용 및 유적의 성격 검토 결과, 향후 정비·복원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josep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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