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에어 노조 "승무원들, 공항사무실 바닥서 밤 지내" vs 사측 "연출"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승무원들이 공항사무실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자는 듯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라이언에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포르투갈을 지나간 허리케인 '레슬리' 탓에 지난 12일 포르투갈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편이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 우회 착륙했다.
라이언에어 승무원 24명은 공항의 한 사무실로 안내됐는데, 이들 중 일부가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자는 듯한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이 사진이 SNS상에서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이러자 라이언에어측은 성명을 내고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면서 "어떤 승무원도 바닥에서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승무원들이 사무실에서 잠시 체류한 뒤 공항 내 VIP 라운지로 옮겼고 이튿날 포르투갈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라이언에어 측은 허리케인 탓에 포르투갈로 향하던 여러 항공편이 말라가 공항으로 몰렸고 마침 그날이 스페인 국경일이라 호텔 예약이 마감돼 자사 승무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항공사의 포르투갈 승무원 노조 SNPVAC는 사측과 다른 주장을 폈다.
노조는 해당 승무원들이 오전 1시30분부터 오전 6시까지 최소한의 휴식 시설도 없는 사무실로 안내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음식이나 음료도 없고 좌석이 8개뿐인 사무실에 승무원 24명을 배치해 앉을 곳도 없었다"며 "사진에 보이듯 그들은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SNPVAC는 사측이 승무원들을 오전 6시께 VIP 라운지로 안내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음식이나 음료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민간항공 당국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강력한 개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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