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전쟁?" 베테랑 기자 추궁에 진땀 뺀 트럼프

입력 2018-10-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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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전쟁?" 베테랑 기자 추궁에 진땀 뺀 트럼프
CBS 인터뷰서 "北과 전쟁하려 했다"→"결국 전쟁할 것으로 생각했다" 말바꿔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북한과의 외교 대화에 공을 들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려고 취임 전 북핵 위기를 과장하다가 베테랑 기자의 날카로운 지적에 한 발 물러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주로 전화 인터뷰나 자신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를 통해 과장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만에 다른 방송사와 대면 인터뷰를 했다가 도전을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방영된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지금까지는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자, 인터뷰를 진행한 레슬리 스탈 기자가 "당신은 '지금까지'라고 이야기했다"며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끝나기 전까지는 늘 '지금까지'다"라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북한과 전쟁을 하려고 했다. (버락)오바마 대통령과 앉아서…"라며 전임 행정부가 북한과 전쟁 일보직전이었다는 주장을 늘어놓으려 했다.
그러나 스탈 기자는 다시 잽싸게 끼어들어 "우리가 전쟁을 하려고 했다고?"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난 전쟁으로 귀결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발언 수위를 낮춰야 했다.
'북한과 전쟁을 하려했다',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갔다'는 등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자신의 대북 정책을 과시하기 위해 종종 써오던 말이다.
미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 위협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내포한 발언이지만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북한과 전쟁을 개시하려 한 것인지'는 '팩트체킹'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WP는 짚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피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대북 노력의 중요성을 선전한다는 점에서 CBS 인터뷰에서 불거진 '전쟁 논란'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평상시 인터뷰라면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넘어갔을 주장이지만, 이번에는 스탈 기자가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참견하는 바람에 "전쟁을 하려고 했다"에서 "전쟁으로 귀결될 것으로 생각했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달라진 발언을 두고 WP는 "미묘하긴 하지만 의미 있는 차이"라면서 "전화 인터뷰는 대면 인터뷰보다 끼어들어 지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유리했다"고 평가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CBS 인터뷰가 장황한 거짓 주장과 과장된 팩트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평가하고, 끊임없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의를 제기한 노련한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드물게 전국 시청자에게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 외에 기후변화나 중국과의 무역분쟁 등의 현안에서 잘못된 주장을 한 사례들을 열거한 일종의 '팩트체킹' 기사를 싣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히는 폭스뉴스 기자들은 스탈 기자의 인터뷰에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폭스&프렌즈'의 공동 진행자인 에인슬리 이어하트는 "전체 인터뷰를 봤다면 그가 대통령의 말을 많이 중단시켰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공화당원들을 비롯한 사람들은 그것이 무례하고 아주 불쾌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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