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속 개혁개방 확대 '승부수'…美 인도·태평양 전략 대응 분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16일 홍콩 면적의 30배에 달하는 남중국해 섬인 하이난성 전체를 자유무역시험구(FTZ)로 지정하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하이난성은 30년 전인 1988년 경제특구로 지정했는데 이를 무역·자본 자유화 측면에서 개방도가 더욱 높은 자유무역구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하이난성 전역을 자유무역시험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면서 종합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하이난 경제특구에 개혁개방의 새 사명을 부여하는 것은 시진핑 총서기가 직접 계획하고 추동한 국가 중대 전략에 따른 것이자 당 중앙과 국무원이 국내외 정세에 착안해 깊은 연구를 거쳐 마련한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대외 개방 확대, 경제 글로벌화를 위한 결심에 바탕을 둔 중대 조치"라고 자평했다.
국무원은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를 여행업, 현대 서비스업, 하이테크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한 특화된 자유무역시험구로 성장시켜나간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외국 자본을 원칙적으로 내국인에 준해 대우하고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를 통해 규제 대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유무역구 운영 원칙을 밝혔다.
또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중국 내 통신 서비스 시장 참여 및 공연예술 기업 설립을 허락하고 신품종 육성·종자 산업 지분 제한을 철폐하는 등 농업, 하이테크 산업, 서비스 분야에서 개방 수준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외국인 인재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에 투자하는 외국인이나 일하는 외국인 중 일부에게는 영주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 건설 구상을 처음으로 밝힌 바 있다.
그 직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하이난 개혁개방 전면 심화를 지지하는 지도 의견'을 발표해 오는 2025년까지 하이난성에 기본적인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성숙' 단계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국무원은 이날 "2020년까지 자유무역시험구 건설에서 중대 진전을 이룩한다"고 명시해 중국 정부가 하이난 자유무역시험구 건설에 더욱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하이난 자유무역실험구 건설을 통해 지속적인 개혁개방 의지를 대외에 천명하는 한편 태평양과 남중국해로 진출하는 전초기지인 하이난성을 육성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듯 국무원은 이날 내놓은 종합건설계획 문건의 '전략적 지위' 항목에서 "하이난을 태평양과 인도양을 향한 우리나라의 중요한 대외개방 관문으로 만든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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