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60) 실종 사건과 관련해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의 면책특권을 유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 등을 썼던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소식이 끊겼다.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에 살해됐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터키 경찰은 15일 밤부터 약 9시간 동안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 내부를 수색하는 등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바첼레트 대표는 성명에서 "국제법상 납치 실종, 초법적 살인은 매우 심각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는 데 면책특권이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면책특권을 규정한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이 이번 사건에서 즉시 유예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카슈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터키와 사우디 정부가 모든 것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또 범죄 현장에서 범행 흔적을 지우고 포렌식 조사를 피하는 데 2주는 충분히 긴 시간이라며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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