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대체 선수로 입단…총액 10만 달러로 외인 가운데 '최저'
막판 몰아치기로 넥센 4위 견인…KBO리그 26경기에서 13홈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가 8월에 영입한 제리 샌즈(31). 그가 가을 잔치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해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샌즈는 1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6-5로 앞서나간 7회말 무사 2루에서 KIA 타이거즈 우완 불펜 김윤동의 시속 144㎞ 직구를 공략해 왼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샌즈의 배트가 만든 타구는 미사일처럼 빠르게 날아가 고척돔 왼쪽 외야관중석 위를 강타했다.
샌즈는 5회말 1사 2, 3루에서 유격수를 맞고 좌익수 쪽으로 흐르는 2타점 2루타로 포스트시즌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하더니, 다음 타석에서는 홈런을 쳤다.
넥센은 8월 초 마이클 초이스를 방출하고, 샌즈를 영입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승부수였다.
8월 16일 첫선을 보인 샌즈는 정규시즌에서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을 올렸다. 넥센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장타율 0.767을 올린 샌즈의 '힘'에 어느 정도 만족했다.
샌즈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또 한 번 '힘'을 증명했다. 넥센이 바라던 '외국인 타자'의 모습이다.
정규시즌에 이날 경기까지 포함하면 26경기에서 홈런 13개를 터트렸다.
넥센은 4번 타자 박병호 앞에 샌즈를 배치했다. 넥센과 상대하는 팀은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는 샌즈를 피해도 뒤에 박병호가 기다리고 있다.
넥센이 9-6의 리드를 지키던 8회말 1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윤석민은 샌즈와 제대로 대결하지 못했다. 대형 파울 홈런까지 하나 내준 뒤 볼넷으로 그를 내보냈다.
그리고 박병호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득점을 냈다. 넥센의 쐐기점이었다.
4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4타점 2득점을 올린 샌즈는 경기 후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샌즈는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저 연봉이다. 계약금 1만 달러, 연봉 9만 달러를 받고 한국을 찾았다.
시즌 종료까지 얼마 안 남은 시점이라고 해도 총액 10만 달러 외국인 선수는 보기 드물다.
연봉은 선수의 현재 가치를 말해주지만, 기량까지 완벽하게 보여주진 못한다.
샌즈는 넥센 입단 당시 "한국에서 뛰는 상상만 했는데, 실제로 꿈이 이뤄져서 기쁘다"며 '코리안 드림'을 꿈꿨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거의 달성한 거나 다름없다. 넥센과 재계약은 물론이며, 올해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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