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하던 집 벽에 쓴 글 바탕…문화장관 "역사 새로 쓸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서기 79년 화산 폭발로 잿더미가 된 이탈리아 남부의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는 정확한 '최후의 날'을 둘러싸고 고고학자들 간에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폼페이를 삼킨 베수비오 화산이 분출한 날이 현재로는 그해 8월 24일이 유력하게 지목되지만, 그보다는 약 2개월 늦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새로 제기됐다고 BBC 방송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고학자들은 폼페이 지역에서 최근 발굴된 글을 근거로 화산 분출 시기가 그해 10월 중순이라는 주장을 폈다.
당시 집을 보수하던 한 작업자가 목탄으로 벽에 휘갈겨 쓴 당시 날짜를 분석한 결과, 오늘날로 추산하면 10월 17일이라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분출했을 가능성이 큰 날은 1주일 뒤인 10월 24일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결과를 발표한 이탈리아 문화부의 알베르토 보니솔리 장관은 "과학과 역사, 예술적으로 중요한 '대단한 발견'"이라며 역사를 새로 써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화산 분출이 8월 24일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당시 이를 목격한 작가 플리니우스 2세(Pliny the Younger)가 거의 30년 후 친구인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에게 보낸 2통의 편지에서 유래하고 있다.
또 2008년 폼페이 소재 응용연구실험소 연구진은 썩은 생선 액젓을 분석한 결과라며 화산의 분출 시기를 8월 24일로 예측한 바 있다. 당시 이들 액젓은 2.7~6m 깊이로 쌓인 화산재와 돌무더기 밑의 집에서 발굴한 7개의 항아리 바닥에 있었다.
그러나 그 이전만 하더라도 화산 분출은 그보다는 늦을 것이라는 주장들이 있었다. 가을철 열매가 붙어있는 나뭇가지들이나 화로들이 발굴됐기 때문이다.
폼페이는 현재 로마 콜로세움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관광객들이 두 번째로 많이 찾는 명소로, 올해 들어 8월까지 300만 명 이상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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