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종합 국가경쟁력이 140개 국가 가운데 15위로 작년보다 2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7일 발표한 '2018년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보급과 거시경제 안정성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고 혁신역량은 8위, 시장규모는 14위로 평가됐다. 2007년 이후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대체로 하락 또는 정체에 빠져 있었는데, 이번에는 상승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뜯어보면 걱정스러운 부문이 적지 않다. 노동시장은 48위로 저조했는데. 이 분야를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노사관계 협력 124위, 정리해고 비용 114위, 근로자의 권리 108위 등이었다. 노동 분야 관련 문제가 국가경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생산물시장도 60위에 머물렀는데, 이 분야의 세부항목 가운데 독과점 수준이 93위나 됐다. 공정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밖에 혁신적 사고 90위, 기업가정신·기업가 문화 50위, 사법부의 독립 63위, 정부규제가 기업활동에 초래하는 부담 79위, 비판적 사고교육 90위 등이었다.
WEF 보고서는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독점적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새 영역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기업과 노조는 상대방을 대결과 공격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협력관계를 구축해 노동시장 구조개혁, 근로자들의 권리 보호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좀 더 과감한 규제 개혁에 나설 필요가 있다. 사법부는 독립적 판단을 제대로 못 한다는 WEF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환골탈태해야 한다.
물론, 이런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서둘러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로 수도 없이 거론됐던 내용이다. 이제는 실천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는 민관합동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우수한 분야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부진한 부문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형식적 논의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 방안을 강력히 실행하기 바란다. 말로만 하는 개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머뭇거리면 국가경쟁력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국가경쟁력은 국민의 소득뿐 아니라 안보와도 직결되므로 절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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