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제도 간섭 불가…담판 대상 올릴 수 없어"
"첫 상하이 수입박람회는 개방 확대 피력 무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중국 전문가가 미국이 엇갈리는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내부의견 정리부터 명확히 하고 협상장에 나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커징(柯靜)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17일 "우리는 미국이 일치된 (대중) 메시지를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달 개막하는 제1회 상하이 수입박람회에 즈음해 상하이 사회과학원이 주최한 내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 자신도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일치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 연구원은 "지난 5월 이후 중미 양국이 협상을 진행하면서 한때 합의에 이르기도 했지만 미국은 직후 그 결과를 뒤집었다"며 "미국의 국내 정치 측면에서 온건파와 강경파가 함께 존재하면서 중미 협상 과정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는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국이 이를 계기로 무역분쟁 문제와 관련해 좋은 결과를 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중국의 발전모델 수정을 강요당하는 것은 '핵심 이익'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든 국가에는 각자의 발전모델이 있어 어떤 표준이 가장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상대방의 경제제도를 경시하지 않는 원칙을 미국이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경제제도는 외부 간섭을 받을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는 매우 중요한 핵심 이익으로 담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무역전쟁을 넘어서 외교·안보·군사 측면에서 전방위적인 대중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커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 군사 안보를 긴밀히 연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자로 나선 간춘후이(干春暉) 상하이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내달 개막할 수입박람회가 중국의 개혁개방 확대 의지를 피력하는 무대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간 부원장은 "이번 수입박람회는 더욱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행사"라며 "중국 경제는 세계와 깊은 관계를 맺으며 세계무역 자유화를 더욱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내달 5∼10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130개 국가·지역의 2천8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제1회 상하이수입박람회를 개최한다.
중국에서 특정 산업이 아닌 '수입'을 주제로 한 국가급 산업 박람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박람회는 중국이 올해 가장 중시하는 4대 주요 외교무대 중 하나로 시 주석의 참석도 예정돼 있다.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전례 없는 대규모 수입박람회 개최를 통해 '자유무역 수호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등 박람회를 전략적 선전무대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