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정상회의, 브렉시트 돌파구 못찾아…연말까지 협상 진행될듯(종합)

입력 2018-10-18 06:55   수정 2018-10-1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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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회의, 브렉시트 돌파구 못찾아…연말까지 협상 진행될듯(종합)
내달 임시 정상회의도 확정 못 해…'노딜 브렉시트' 우려 더 커져
英, 새로운 타개책 제시 못해…EU, 브렉시트 전환기간 1년 연장 제안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국 정상들은 17일(현지시간) 오후 브뤼셀에서 정례 EU 정상회의를 열고 막바지 국면에 이른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협상의 돌파구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EU와 영국은 당초 브렉시트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한 10월을 넘기게 됐을 뿐만 아니라 내달 임시 EU 정상회의 개최도 확정하지 못해 협상이 11월을 넘겨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욱이 내년 3월 영국의 EU 탈퇴를 5개월여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간 국경문제 등 핵심쟁점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만찬 회동에서 작년 6월부터 진행돼 막바지 국면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영국의 입장을 나머지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설명했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메이 총리가 이런(브렉시트협상의) 교착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를 소망한다"며 답보상태인 협상을 타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실질적인 새로운 제안은 내놓지 않은 채 EU 측의 결단만을 촉구했다.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메이 총리 연설을 청취한 뒤 한 기자회견에서 메이 총리가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논의할 "실질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아무 것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대신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에 이를 수 있다면서 "지금이 바로 그것이 일어나게 할 시점"이라고 역설하며 EU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된 견해차는 남아있지만, 영국의 EU 탈퇴 합의와 관련된 대부분의 쟁점은 해결됐다"며 "모든 사람이 질서있는 탈퇴를 위한 합의를 원한다. 향후 며칠, 몇 주간 집중적으로 협상하면 타결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EU 측을 대표해 브렉시트협상을 이끌어온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지난 몇 주, 며칠 동안 밤낮으로 타결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향후 몇 주 동안 차분하고 인내심 있게 계속 일을 해 나갈 것"이라며 일단 협상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도 일단 협상 타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EU의 핵심축 국가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선의를 갖고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양쪽 모두에게 최선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를 우려하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브렉시트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큰 위기에 처해있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했고, 벨기에와 슬로바키아, 룩셈부르크 등 일부 회원국 정상들도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노딜 결과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영국 측에 당초 오는 2020년 말까지로 합의한 브렉시트 전환(이행) 기간을 오는 2021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같은 방안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한 해법이라기보다는 영국과 EU 간 무역 관계 및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시간벌기로 해석된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EU와 영국 간 경제, 무역, 안보문제 등을 다루는 새로운 조약을 위해선 2년 이상의 협상이 소요될 것이므로 전환기간을 연정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해 볼 만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영국의 메이 총리는 이날 회의장에 도착하면서 EU 측의 브렉시트 전환기간 1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다만 메이 총리가 만찬 회동에서 전환기간 1년 연장안에 대해 "평가해 보겠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전해 검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브렉시트 전환기간에 영국은 지금처럼 재정분담 등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는 다 해야하되 EU의 정책결정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연장하는 것을 받아들일 경우 국내 정치적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어 EU 정상들은 지금까지 브렉시트협상이 합의문 초안을 타결지을 만큼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해 당초 내달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임시 EU정상회의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U 정상들은 회의에서 "집중적인 협상에도 불구하고 협상의 진전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면서 "협상단에 계속 협상을 벌이되 현재로선 11월 임시 정상회의를 계획하지 않기로 했다"고 EU 관리들은 말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협상은 11월까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12월까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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