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택시기사 80% 운전대 놔…시민불편 가중(종합)

입력 2018-10-18 17:53  

경기도 택시기사 80% 운전대 놔…시민불편 가중(종합)
4만2천여명 중 3만3천여명 운행중단…멈춰선 택시만 3만대 넘어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 소식에 택시 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경기도 택시기사의 80%가량이 운행을 중단,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 택시 업계는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24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법인 1만5천495명, 개인 2만6천608명 등 전체 택시기사 4만2천103명 가운데 3만3천472명, 79.5%가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각자 1대의 택시를 확보한 개인 택시기사가 대부분인 2만3천750명을 차지해 택시 대수로는 3만 대 이상이 멈춰 선 것으로 분석된다.
운행을 중단한 택시기사들은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택시 노사 4개 단체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집회 참가자가 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참가자들은 "카카오 택시로 사세를 확장해 온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제 카풀 서비스를 본격 추진하면서 택시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로 인한 택시 업계와 카카오 간의 갈등이 발단됐다.
택시 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현행 운수 사업법을 위반한 엄연한 불법이라며 현행법에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24시간 운영해 택시 생존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4일과 11일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 앞에서 "카풀산업을 정리하지 않으면 카카오 콜도 받지 않겠다"며 2차례에 걸쳐 집회했다.
반면 카카오 측은 택시 수요가 시간·장소에 따라 급격히 변하지만, 공급은 경직돼 수급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 끝에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건 결국 시민들이었다.
수원에서 신분당선을 이용, 성남으로 출근하는 김모(34) 씨는 평소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했지만, 이날은 택시가 잡히지 않아 부득이 자가용을 이용했다.
김 씨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있고 버스 배차시간도 길어 주로 택시를 이용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차가 안 돼 차를 끌고 나왔다"며 "회사에 주차공간도 없어 별수 없이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출·퇴근 시간 수원역 앞 택시 승강장은 평소 수십여대 씩 늘어서던 택시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택시 파업 소식이 알려지자 1호선과 분당선, 버스환승센터 등의 플랫폼에는 지하철과 버스를 기다리는 출·퇴근 객들로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최모(28·여) 씨는 "택시 업계는 자신들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고 말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삼아 운행을 갑자기 중단하면 누가 지지해주겠느냐"며 "하루빨리 갈등을 마치고 대화로 문제를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이날 택시 운행중단에 대비해 각 도로전광판과 버스 안내판을 통해 운행중단 사실을 알리고 출·퇴근 시간 버스 배차를 늘렸다.
또한 버스 첫차 운영시간은 앞당기고 막차 운영시간은 늦췄다.


st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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