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황교안 만나 입당 권유…黃, 즉답은 피해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외부의 잠재적 대권 주자군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이른바 '보수통합'을 위한 행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황 전 총리를 만나 당 혁신 방안과 보수의 진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게 좋겠다는 건의가 제기됐다"면서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연락해서 두 분이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외연 확대를 위해 황 전 총리의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가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보수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한국당이 현재 진행 중인 당협위원장 교체를 비롯한 쇄신에 성과를 거두고,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범보수 진영에 문호를 개방하는 보수통합의 계기로 만들 경우 황 전 총리가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전 총리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이 지지하는 대권 후보군 중 선두권을 형성한 데다 출판 기념회까지 열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정치권으로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팽배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제주대 행정대학원 특강을 계기로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서도 보수통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원 지사의 협력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소속으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데다 당내에서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리며 개혁 성향으로 분류됐던 만큼 보수 혁신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후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지만,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다시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다.
다만 원 지사는 김 위원장과의 회동 계획이 알려지자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밝혀 당장 김 위원장의 보수통합에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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