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이 아세안 확대 국방 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최근 무역, 국방 등 분야에서 긴장을 키워온 중국과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수행해 아세안 확대 국방 장관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도착한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핵으로 무장한 두 강대국이 상대의 발가락을 밟는 상황이 재앙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중국과 군사적 관계를 덜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 파괴적인 충돌 가능성을 줄이는 데 있어 중요하다"며 "중국도 이런 정서를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분쟁에 이은 군사적 긴장 고조 속에 최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고위급 안보 대화를 전격 취소한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대화를 요청했다면서, 매티스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회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양국 국방장관의 만남은 중국이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며 "웨이 국방부장은 유효한 미국 방문 초청장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안정적 관계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고위급 간의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의 의도를 잘 이해하는 동시에 우발적인 사건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사건이 벌어질 경우 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부연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무역 분쟁에 이어 국방 분야에서도 갈등을 키워가는 형국이다.
특히 남중국해 등에서는 양국 군대가 충돌 직전의 아슬아슬한 대치 상황을 연출했다.
지난달 말에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위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南薰礁>) 인근을 항해하던 미 해군 구축함에 중국 함정이 40m 거리까지 접근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이 남중국해 해역에 무단으로 진입해 주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계속 비행·항해하고 작전할 것이라고 맞섰다.
또 그에 앞서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하면서 중국을 자극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자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고, 이어 F-16 전투기 등 군용기 예비 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런 갈등 속에 중국은 해군 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하고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합동참모부 대화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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