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vs 장정석, 포스트시즌 초보 감독 색깔 대결

입력 2018-10-18 10:36  

한용덕 vs 장정석, 포스트시즌 초보 감독 색깔 대결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에서 격돌하는 한용덕(53) 한화 이글스 감독과 장정석(45)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사령탑으로는 포스트시즌(PS)을 처음 경험한다.
이글스의 '레전드'인 한 감독은 올해 지휘봉을 잡자마자 '가을 야구'의 숙원을 풀었다. 한화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지난해 넥센 사령탑에 오른 장 감독은 감독 취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초대권을 잡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를 따돌리고 팀을 준PO로 이끌었다.
한화와 넥센이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것도 처음이고, '포스트시즌 초보' 감독끼리 맞붙은 것도 오랜만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를 볼 때 감독 대행을 포함해 가을 잔치 초보 사령탑끼리 붙은 건 2011년 한국시리즈 이래 7년 만이다.
당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 대행과 맞붙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만수 대행은 그해 역시 포스트시즌 초보인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플레이오프에서 3승 2패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리그보다 몸과 마음이 2∼3배는 더 힘든 포스트시즌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벤치의 경험과 지략이다.
투수 교체, 대타·대주자 투입과 각종 작전 등 벤치의 전략은 단기전의 희비를 가른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이글스 전성시대에 마운드를 지킨 한 감독은 강팀 두산 베어스에서 큰 경기 경험을 쌓고 한화로 돌아왔다.
한 감독이 넥센의 불방망이에 맞서 한화의 강점인 불펜을 어떻게 운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리는 계투책을 선보이면 한 감독은 '가을 승부사'의 영광을 안을 수 있다.
한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과의 적절한 '밀당'(밀고 당기기)으로 팀의 기강을 세웠다. 한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큰 기대를 거는 베테랑 타자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흥미롭다.



'현대 유니콘스 왕조' 시절 멤버인 장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파격적인 두 번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즐겼으면 좋겠다"던 장 감독 역시 큰 경기를 즐겼다.
16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장 감독은 0-2로 뒤진 5회말 무사 1, 2루에서 9번 타자 김재현에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을 걸어 상대팀의 허를 찔렀다.
희생번트 대신 강공으로 전환했고, 김재현의 타구를 잡은 KIA 유격수 황윤호가 1루에 재빨리 던졌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이 선언돼 넥센은 5회에만 5점을 뽑는 발판을 마련했다.
5-4로 쫓기던 7회초 마운드에 올린 두 번째 투수 한현희가 등판과 동시에 안타 2개를 맞고 5-5 동점을 허용하자 한현희를 이보근으로 곧바로 바꾼 것도 적중했다.
이어진 무사 1루 위기에서 최형우의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좌익수 이정후가 슈퍼캐치로 걷어낸 게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꾼 결정적인 계기였지만, 한현희를 과감하게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이보근으로 2이닝 동안 KIA 타선을 1점으로 봉쇄한 장 감독의 불펜 운용도 넥센의 10-6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돌발 변수가 쏟아지는 단기전에서 한 감독과 장 감독이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지 시선이 쏠린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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