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추가질의에 시 '직접 대화' 제안할 듯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노동계 불참 선언으로 무산 위기에 놓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광주시가 그동안 공문으로 소통하던 한국노총에 직접 대화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져 대화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광주시는 한국노총의 1차 질의서에 대한 답신 공문이 간결하게 구성돼 '성의가 없다'는 지적을 받음에 따라 공문을 통한 대화보다는 마주 보고 소통하는 대화가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전날 광주시에 '현대차 투자유치 관련 광주시 공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공문을 보내 광주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현대차 투자유치와 관련해 한국노총이 질의한 현대차와의 합의 내용 등 9개 항목의 광주시 답변에 대한 노동계의 입장을 담은 회신이다.
한국노총은 이번 추가질의에서 광주시의 최초 협상 요구안, 합작법인과 공장 운영주체, 투자유치 로드맵 등에 대한 추가질의를 포함했다.
특히 이번 공문에서 현대차 투자유치 협상을 둘러싼 광주시의 불통행정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한국노총은 공문에서 "광주시의 답변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광주시가 감출 내용이 그렇게 많다면 애초부터 노동계와 함께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고, 모든 내용을 공개한 것이라면 협상의 부실함은 물론이고 질의에 대한 이해조차 못 하는 것으로,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대차 투자유치와 관련해 광주시 요구안이 무엇인지 묻는 답변에 시는 '무엇이다'라는 말은 단 한 줄도 없이 '투자협상을 진행했고 협상 중'이라는 황당한 답변만 했다"며 "설마 요구안도 없이 협상했다면 이용섭 광주시장은 당장 협상을 중지하고 협상 요구안부터 만들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현대차가 임금과 노동시간을 결정하고 있고 광주시는 현대차의 지시를 받아 현대차가 제시한 근로조건을 노동계가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도대체 빛그린산단에 들어설 완성차 공장의 운영주체는 누구이며, 현대차처럼 투자자가 기업의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사례가 있다면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한국노총은 "광주형 일자리의 기본바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임에도 사회적 대화 기구인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 조례'를 폐지해 근거를 없애버리고 위원회마저 해산해버림으로써 지난 2년간의 논의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한국노총의 추가질의에 대해 광주시는 질의 내용으로 볼 때 공문을 통한 답변보다는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광주시는 일단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까지 한국노총의 추가질의에 대한 답신을 공문으로 보내고 공문에 대화 제안을 포함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질의 내용으로 보면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첫 번째 공문에서 오해가 없도록 간결하게 구술한 답변에 '성의가 없다'는 지적이 있어 대화를 통한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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