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 종식 후 3번째…1차 투표서 집권당 탈락으로 정권교체 확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은 '은둔의 왕국' 부탄이 2008년 왕정 종식 후 3번째 총선에 돌입했다.
부탄은 18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전국 865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5시 투표가 끝나면 곧바로 개표가 진행된다.
4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전체 인구 80만명 가운데 44만명이 유권자로 선거에 참여한다. 왕족 일가와 불교 승려는 선거 중립 차원에서 투표하지 않는다.
이번 총선은 지난달 16일 1차에 이은 2차 투표다.
부탄 총선 투표는 1, 2차에 걸쳐 치러진다. 1차에서 정당에 대한 투표를 통해 2개 정당을 추리며 2차에서 의원 의석에 대한 선거가 실시된다.
1차 투표에서는 2013년 출범한 브루그 니암럽 초그파(DNT)가 가장 많은 9만2천722표를 얻었다.
2003년 부탄의 첫 총선에 승리했다가 2008년 국민민주당(PDP)에 밀려난 부탄평화번영당(DPT)는 9만20표로 2위를 차지했다.
집권당 PDP는 3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2차 투표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일찌감치 정권교체가 확정됐다.
부탄은 경제 지표 개선이나 세계화보다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 나라로 알려졌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국민 대부분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 부패, 빈곤, 청년층 실업 문제, 조직 폭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DNT는 '갭을 줄이자'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DPT는 2025년까지 경제 자립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부탄은 소국이지만 인도·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다.
앞서 인도군과 중국군은 지난해 6∼8월 중국-인도-부탄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73일간 대치하며 전쟁 위기를 겪기도 했다.
특히 DPT는 2008∼2013년 집권기에 친중국 성향을 보여 인도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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