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러시아가 북서대양조양기구(NATO·나토)를 겨냥해 발트 해에서 군사력 증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전략적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칼리닌그라드 주(州)의 군사시설 중 최소 4곳을 현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위성사진들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인 러시아의 본토 밖 영토로, 발트 해에 있다. 독일령이었다가 1945년 포츠담 회담에 따라 소련령으로 이관된 후 러시아의 주요 부동항이자 해군기지 역할을 해왔다.
지난 7월 19일∼10월 1일 사이 이곳에 있는 핵무기 저장소 위치를 찍은 사진에서는 지하 활동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벙커 보수 작업이 포착됐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미국과학자연맹(FAS)은 러시아가 2016년 이후 이 핵무기 저장시설을 보강해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FAS는 핵무기가 실제 저장돼 있는지 불확실하지만 위기 상황 때 신속히 옮겨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인공사진에는 발트 해 프리모르스키 항구 인근에 40개의 새로운 벙커가 건설된 모습이 잡혔다. 칼리닌그라드 북쪽 지역에 있는 러시아 공군기지에는 악천후에도 비행기를 착륙시킬 수 있는 장비가 설치됐다.
칼리닌그라드의 도시 체르냐홉스크에 있는 러시아 152 미사일여단 기지의 보수·보강 작업도 이뤄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 기지에는 지난 2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배치됐다. 그러자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발트 해 군사화 조치로 보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CNN은 러시아군이 발트 해 전력 증강을 보여주는 위성사진들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자신들의 무기 배치 권한을 일관되게 옹호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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