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시험지 유출, 최소 2차례·4명이 공유했다…파문 확산(종합)

입력 2018-10-18 17:15  

목포 시험지 유출, 최소 2차례·4명이 공유했다…파문 확산(종합)
유출학생·교사 소환 조사…성적 이상 급등 여부 등도 조사
학생들 자주 접근하는 연구실 컴퓨터에 시험문제 보관…"관리 허술"


(목포=연합뉴스) 손상원 장아름 기자 = 전남 목포 모 고등학교 발생한 중간고사 시험문제 유출은 현재까지 2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학생 4명이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당국과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파문이 확산하는 형국이다.
18일 전남도교육청과 경찰에 따르면 유출 경위가 먼저 드러난 A 학생은 지난 2일 오후 4시 20분께 영어교사 연구실에 들어가 컴퓨터에 있는 '2018 중간고사 대비 모의고사 변형 문제'를 출력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가 2학년 영어시험 출제를 위해 저장해둔 '2018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 시험 파일'이 함께 유출됐다.
A 학생은 출력한 문제를 풀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영어시험 하루 전인 지난 4일 교실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유출은 그 전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B 학생은 추석 전 같은 연구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된 '중간고사 원안' 폴더를 열어 자신과 C 학생 이메일로 전송했다.
두 학생은 실제 시험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대로 출제돼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D 학생은 지난 4일 이메일을 통해 유출된 출력물을 보고 휴대전화로 찍어 이번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같은 학년의 다른 학생은 교사에게 자료를 열어봐도 되는지 물어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해 교사의 묵인 의혹도 불거졌다.
교사는 학생이 열람 여부를 문의한 자료를 시험문제 파일이 아닌 다른 것으로 알고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메일서버 관리 업체 등을 상대로 메일이 추가로 전송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학생의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유출된 문제를 낸 교사, 공동출제한 문제를 취합하는 교사 등을 상대로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 학교는 영어시험 총 30문항 중 교사 7명이 2명씩 짝을 이뤄 각각 모의고사, 교과서, 외부 자료를 토대로 10문항 안팎씩 출제한다.
이 중 교사 2명이 출제한 11문항짜리 시험지가 유출됐다.
교사들은 지난달 19일 모든 과목 문제를 학교 측에 제출했으며 출제한 자료는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 유출로 허술한 평가 관리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 학교에는 평가관리실에만 CCTV가 설치됐을 뿐 해당 연구실에는 없었다.
특히 유출이 발생한 연구실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자습 공간과도 매우 가깝다.
전남도교육청은 심화반 등 학급 편성을 규제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성적 우수학생을 별도로 모아 자습을 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인접한 교사 연구실을 편하게 드나들며 컴퓨터에서 학습 자료를 찾거나 출력하기도 했다.
전남도교육청은 학생들의 과거 시험 성적 분포도를 분석해 특별히 성적이 오르는 등 특이점이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생 평가뿐 아니라 학교 운영 전반의 공공성이 강화되도록 지도·감독하겠다"며 "특히 고3을 비롯한 해당 학교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돼 세심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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