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급성 심근경색 환자, 5년간 29% 증가
재발 막으려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환절기에는 심혈관질환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기온 변화가 심해지면 심장에 무리가 오기 쉽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1℃ 벌어질 때마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환절기에는 숨이 차거나 갑작스러운 가슴 두근거림,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신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때 혈관이 좁아지는 탓이다.
평소 고지혈증이 있어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이 혈관 벽에 쌓였거나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욱 위험하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근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협심증,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WHO Global Health Observatory Data)에 따르면 허혈성 심장질환은 아시아 지역의 30~49세 사망원인 중 가장 비중이 컸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2000년 30~40대 사망원인 2위에서 2016년 1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역시 40대부터 허혈성 심장질환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급성 심근경색의 진료 인원 10명 중 1명은 40대다. 특히 40대 남성 환자는 2012년부터 2017년 사이 5년간 약 29%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노인성 질환으로 치부하지 말고 40대부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증상도 잘 기억해야 한다. 30분 이상 지속하는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식은땀과 구토 등이 발생하면 허혈성 심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일부 환자는 명치 끝 통증과 더부룩함을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한번 심장질환을 경험한 환자는 재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
실제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의 3명 중 1명은 4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급성심장질환으로 인해 스텐트 시술과 같은 혈관 확장술을 받은 환자의 4명 중 1명은 재시술을 받을 정도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30㎎/dL 낮추면 심장질환 위험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초고위험군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수"라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환자의 예후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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