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가우디가 시작한 이후 시당국 감독없이 공사 진행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안토니오 가우디의 사망 100주기인 오는 2026년 완공을 앞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위원회가 바르셀로나시(市)에 4천100만 달러(약 466억 원)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영국 BBC가 18일 보도했다.
도심에 지어지는 매머드급 건축물인데도 시 당국 또는 주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건축허가를 얻지 않은 채 무려 136년 동안 공사가 진행돼온 데 대한 '벌금' 성격이다.
내년부턴 건축 관련 규제도 적용받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 2015년부터 협상을 해왔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지난 1882년에 공사가 시작됐다. 당시 구청이 가우디에게 건축계획에 대해 행정절차를 밟으라고 말했지만, 가우디는 이행하지 않았다. 그 후론 구청, 바르셀로나시, 카탈루냐 주 정부 등 어느 곳에서도 건축허가를 받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연간 5천만 유로(약 652억 원)에 달하는 입장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루 평균 1만2천 명(연간 450만 명)이 찾는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의 대표적 명소다.
현재 공사는 약 70%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완공되지 않은 현재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여전히 부동산등기부에 올라와 있지도 않다.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공사가 진행돼온 까닭에 건축 관련 규제를 지키지 못하는 사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 2007년에는 기둥 8개가 20~50cm 정도 보도를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시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금도 비슷한 문제가 아숨타 채플에서 발견됐는데 도로를 30cm가량 침해하고 있다.
지난 9월 바르셀로나 시민 무료입장 행사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위원회 대표인 에스테베 캄스는 원래 가우디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우디의 스케치에 따르면 거대한 입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주변의 거의 두 개 블록을 없애고, 주변 상점들과 주택 150채를 수용하고, 보도를 도로에 만들어 한다.
캄스는 "가우디의 후예로서 우리는 (시 당국과) 협상에서 그의 프로젝트의 완성을 방어할 것"이라며 "조치들이 취해져야만 할 수도 있지만, 그것들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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