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무용으로 그린 '피의 결혼'…스페인서 호평

입력 2018-10-19 11:41   수정 2019-06-29 20:56

한국 현대무용으로 그린 '피의 결혼'…스페인서 호평
김복희무용단 '2018 말라가 무용축제' 초청공연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한국 현대무용의 선구자 김복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김복희무용단'이 동양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무용극 '피의 결혼'으로 스페인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과 말라가대학교가 협력하고 말라가 시청과 세르반테스 극장이 주관하는 '2018 말라가 무용축제'에 공식 초청된 김복희무용단은 17일(현지시간) 이 극장에서 '피의 결혼', '삶꽃 바람꽃', '적6-검은호흡' 세 가지 레퍼토리로 구성된 '춤의 향기'를 공연했다.
특히 불교사상과 동양적인 미학으로 재해석된 '피의 결혼'에 대해 현지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피의 결혼'은 스페인의 국민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98~1936) 3대 비극 작품 중 하나다.
세르반테스 극장장 후안 안토니오 비가르는 "현대무용 패턴과 한국 고유의 토속적인 분위기, 극적 요소의 조합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프란치스코 데 라 토레 프라도스 말라가 시장은 공연을 관람한 뒤 "가르시아 로르카의 깊은 쓸쓸함과 불꽃 같은 감정들, 회화적인 상상력이 시공을 뛰어넘어 한국적 현대무용으로 재탄생되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매체들도 호평했다.
말라가 지역 대표 일간지 디아리오 수르는 문화면 1면 전체를 할애해 '한국, 로르카를 춤추다'라는 제목으로 김복희 교수와의 인터뷰를 기사를 다루면서 "로르카의 '피의 결혼'이 완전한 소멸인 죽음으로 끝난다면 한국 현대무용단은 불교적 윤회를 춤으로 이미지화하며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지역 일간지 말라가 오이도 "한국 공연예술의 전설이 말라가 세르반테스 극장에서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공연을 선보이다"라며 김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일간지뿐만 아니라 지역 뉴스 방송 말라가 24시도 김복희무용단과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2018 말라가 무용축제'에서는 김복희무용단의 '춤의 향기'(17일) 외에도 러시아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16일), 스페인 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빅토르 우야테가 이끄는 발레단의 '카르멘'(19일), 이탈리아 발레단의 '노틀담의 파리'(20일) 등 세계 각국 17개 작품이 초청됐다.
김복희 교수는 한국 현대무용단이 거의 전무했던 1971년 김복희무용단을 창단해 근 반세기 동안 우리 정서와 연결된 다양한 현대무용 창작 활동을 했다. 특히 불교와 유교가 공존하는 한국의 정신문화를 춤으로 승화한 작품으로 세계 곳곳에 한국 현대무용을 소개했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은 김복희무용단 공연을 시작으로 말라가대학교와 협력해 다음달 8일까지 한·스페인 연극 교류 공연, 한국 영화상영회(물숨·싱글라이더·리틀 포레스트), 한국 소개 강좌, 한국 여성문학 작품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말라가 한국문화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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