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물품 '미개봉품'으로 상습 판매한 30대 벌금형

입력 2018-10-23 10:20  

해외직구 물품 '미개봉품'으로 상습 판매한 30대 벌금형
16개월간 89개 전자제품 관세 없이 밀수…수입물품가 전액 추징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본인이 직접 사용할 것처럼 해외 직구 물품을 관세 없이 수입한 뒤 인터넷을 통해 상습적으로 되팔아온 회사원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고 수입물품 가액 전부를 추징당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4부(서재국 부장판사)는 관세법 위반 혐의(밀수·부정수입)로 기소된 A(31)씨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미국 전자상거래사이트에서 79차례에 걸쳐 태블릿 피시, 컴퓨터 주변기기나 부품, TV 등 89개 전자제품(시가 1천659만원)을 배송대행업체를 통해 수입한 뒤 직접 사용하지 않고 되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250만원과 추징금 1천659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본인이 직접 사용할 미화 200달러 이하의 미국 수입물품에 대해 수입신고를 생략할 수 있고, 관세·부가세가 면제되는 점을 악용해 부모 등 가족 명의로 다량의 물품을 나눠 수입했다.
A씨가 법령에 따라 수입물품을 신고했다면 고율의 관세를 납부하거나 아예 수입 통관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자가사용 목적으로 물품을 수입했고 원심판결도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년 4개월간 89개 전자물품을 스스로 소비해 사용할 수는 없고 A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미사용 새 제품 판매합니다'는 글을 게시해 판매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관세법을 위반할 목적으로 수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용 물품을 자가사용물품으로 가장해 수입신고 없이 상습적으로 전자제품을 밀수해 죄책이 무겁다"며 "A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win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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