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습원형 습지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남부지방 최초
멸종위기종 포함 야생생물 528종 서식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제주도 한라산에 있는 습지보호 지역인 '숨은물뱅듸'에서 우리나라 남부지방 최초 고층습원형 습지가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숨은물뱅듸'를 정밀히 조사한 결과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을 발견하고 멸종위기 4종을 포함해 총 528종의 야생생물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해발 980m에 있는 '숨은물뱅듸'는 물이 잘 빠지는 화산 지역에 속한 특이한 습지로,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5년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다.
이번 정밀 조사는 '숨은물뱅듸'가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국가 차원에서 처음 실시한 것으로, 2017년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숨은물뱅듸'에 있는 물웅덩이는 고층습원형 웅덩이로 분류되는 희귀한 서식처로, 고유의 생태계가 양호하게 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숨은물뱅듸'에서 고층습원의 특징을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이 발견됨에 따라 이곳은 우리나라 남부지방 최초 고층습원형 습지로 확인됐다.
고층습원형 습지는 비나 안개 등의 수분에 의존해 물이끼와 이탄(泥炭)토양이 발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나라 같은 온대 지방에서는 일반적으로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해발 1천380m) 등 일반적으로 해발 1천m 이상 고산지대에서 발견된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생물은 식물 291종, 조류 33종, 포유류 6종, 양서파충류 9종, 육상곤충 124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19종, 동식물플랑크톤 46종 등 총 528종이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급인 매, 2급인 자주땅귀개·긴꼬리딱새·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4종이다.
고유종은 개족도리풀·바늘엉겅퀴·벌깨냉이 등 15종,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식물구계학적 특정 식물은 5등급 7종·4등급 9종이 각각 확인됐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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