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대통령 만나 "중국과의 거래가 항상 여러분에게 좋은 것 아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에 중국과의 경제 거래에 관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와 AFP 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대통령 등 만나 1시간 가까이 회담했다.
양측은 회담에 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나마 측에 중국과의 사업 거래를 고려할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파나마를 비롯한 중남미 전체에 "중국이 와서 부를 때 그것이 항상 여러분의 국민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이라기에 너무나 좋아 보이는 거래를 들고 오는 중국 기업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국이 세상에 나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우리는 그걸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국영기업들이 투명하지 않고, 시장주도적이지 않으며, 파나마인이 아니라 중국 정부에 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나온다면 그건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건 우리가 생각하기에 부적절하고, 중국으로부터 이런 종류의 '약탈적인 경제 행동'의 피해를 입는 다른 나라나 파나마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문제 삼은 중국과 파나마의 협력사업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경고는 중국이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져 온 중남미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는 미국은 지난해 파나마를 시작으로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등 중미 3개국이 잇따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추진한 데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NYT는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해 항구를 지었다가 적자 때문에 결국 운영권을 넘긴 스리랑카의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파나마의 경우 지난해 11월 바렐라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자유무역협정 예비조사를 포함한 19개 합의를 도출하는 등 부쩍 중국과 가까워지는 분위기이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파나마 대통령 회담에서는 중국 외에 마약과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 등도 논의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 중인 수천 명의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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