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2사 1, 2루서 호잉, 5회 2사 만루서 김태균 3구 삼진
(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앞세운 에릭 해커(35·넥센 히어로즈) 앞에 '가을야구 초보' 한화 이글스 타자들은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해커는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승부처에서 효과적으로 대결을 벌여 넥센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승리로 마감했다.
해커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101구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비자책 1실점을 기록했다.
넥센은 해커의 호투를 등에 업고 3-2로 승리, 기선을 제압했다.
해커는 "원정에서 치른 중요한 준PO 첫 경기에서 승리해 매우 기쁘다"고 웃었다.
1회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한화 타자들의 들뜬 마음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1사 후 이용규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 2루 도루 시도 때 포수 김재현의 완벽한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2사 후에는 재러드 호잉에게 좌익수 쪽 안타를 맞았고, 2루까지 뛰던 호잉을 좌익수 이정후가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2회에는 1사 후 최진행에게 우익수 쪽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 하주석이 초구에 해커 정면으로 기습 번트 타구를 굴려준 덕분에 손쉽게 아웃을 잡았다.
해커는 3회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안타, 정은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하위타선을 넘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근우를 삼진, 이용규를 좌익수 뜬공, 호잉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호잉은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7㎞ 바깥쪽 속구에 방망이도 휘두르지 못한 채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에는 2사 1, 2루에서 최재훈을 삼진 처리하고 또 위기를 넘긴 해커는 2-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 정은원을 2루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1사 후에는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 호잉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호잉을 상대할 때 왼쪽 발목이 꺾여 잠시 투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커는 이성열에게 높은 속구를 던져 내야 땅볼로 아웃 카운트를 올린 해커는 2사 만루에서 김태균과 마주했다.
체인지업 2개로 2스트라이크를 만든 해커는 3구째도 체인지업을 택했고, 김태균을 헛스윙 3구 삼진으로 낚았다.
경기 뒤 해커는 "5회말 수비 때 발목에 통증이 있었다. 지금도 통증이 남은 상태"라며 "내일 몸 상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통증 속에서도 해커는 한화 타자를 제압했다.
해커는 6회 야수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점수를 내줬다.
선두타자 하주석을 2루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송광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하주석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폭투가 나와 주자는 3루까지 보낸 뒤 최재훈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결국, 해커는 2-1로 앞선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이보근에게 넘겼다.
넥센은 이보근(1⅔이닝 2피안타 1실점)∼오주원(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김상수(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까지 3명의 불펜 투수가 나머지 3⅔이닝을 1점으로 막고 해커의 승리를 지켰다.
해커는 "불펜이 잘 던져서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2013∼2017년, 5시즌 동안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해커는 올해 재계약에 실패해 개인 훈련을 하며 KBO리그 복귀를 노렸다. 넥센은 6월 말 해커를 영입했다. 해커는 정규시즌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5.20을 올렸다.
해커의 진가는 가을에 더 빛났다. 지난해 해커는 NC 유니폼을 입고 준PO 2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0.68로 활약했다.
해커는 "넥센에 왔을 때 '우리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우승권 팀'이라고 생각했다. 팀에 잘 적응한 터라 작년 준PO와 같은 느낌으로 던졌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해커는 올해도 가을 무대 첫 등판에서 빼어난 투구를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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