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서 美분열 조장…선거개입 프로젝트의 핵심인물 지목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 혐의로 러시아 여성이 기소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러시아 정부의 지난 2016년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러시아 측의 중간선거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법무부는 러시아 국적 엘레나 쿠시아노바(44)를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례적으로 국가정보국(DNI),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까지 관계 당국 공동성명을 통해 기소 사실을 공개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성명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방해하려는 적국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회·정치적 분열을 조장하고 정치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높이고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쿠시아노바는 미국 후보자와 정치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이민·총기·인종·여성 등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여론 분열을 조장하는 내용들을 소셜미디어에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을 겨냥한 '정보전쟁'을 목표로 하는 일명 '프로젝트 락타'(Lakhta)의 핵심 인사로 지목됐다. 이 프로젝트엔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천500만 달러(약 4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됐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러시아 올리가르흐(신흥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시아노바는 프리고친의 '회계 책임자' 역할을 했다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프리고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리사로 불리는 측근 인사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 2월 프로고친을 비롯해 러시아인 13명을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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