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변화구가 연거푸 안타로 이어지자, 굳은 표정으로 외야를 바라봤다.
밀워키 브루어스 타선은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던 류현진에게 상처를 입혔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고 5실점 해 조기 강판했다.
직구 위주의 투구에서 변화구 구사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서 피안타가 늘었다.
류현진은 1회말 첫 타자 로렌조 케인에게 시속 149㎞ 직구를 뿌렸다. 2루수 옆 내야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빗맞은 타구였다.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는 직구 2개만 던졌고, 3루 땅볼로 처리했다.
올해 정규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7㎞였던 류현진은 NLCS 6차전의 무게감을 의식한 듯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를 던졌다.
라이언 브론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트래비스 쇼를 직구와 변형 직구인 컷 패스트볼을 섞어 던지며 삼진 처리해 1회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는 류현진에게 변화구를 요구했고, 결과는 매우 나빴다.
류현진은 2사 1, 2루에서 헤수스 아길라에게 시속 132㎞짜리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익수 쪽으로 향하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는 초구 시속 121㎞ 커브를 구사했고, 또 한 번 빠른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향했다. 1타점 2루타였다.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에릭 크라츠는 류현진의 초구 시속 119㎞ 커브를 공략해 우전 적시타를 쳤다. 올랜도 아르시아는 시속 132㎞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류현진에게 연속해서 안타를 친 타자 4명 모두 변화구를 노렸다. 변화구를 공략당한 류현진은 첫 이닝에 4점을 빼앗겼다.
류현진은 2회 1사에서도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고, 브론에게는 커브를 구사하다 1타점 중견수 쪽 2루타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체인지업은 류현진을 '유망주'에서 'KBO리그 특급 투수'로 들어준 구종이다. 2013년 미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도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무기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다.
커브는 류현진이 점점 구사율을 높이는 구종이다. 2014년 류현진의 커브 구사율은 5.19%다. 올해는 커브 구사율을 18.23%로 높였다.
하지만 NLCS 6차전에서는 체인지업도, 커브도 통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내준 안타 7개 중 6개를 변화구를 던지다 맞았다. 무기를 잃은 류현진은 더는 버틸 수 없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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