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 42년만에 3천명대 될까…'마의 3개월'이 좌우

입력 2018-10-21 07:55  

교통사고 사망자 42년만에 3천명대 될까…'마의 3개월'이 좌우
매년 10∼12월 1천명 이상 사망…한해 전체 사망자의 30% 육박
해 짧아지지만 날씨 맑아 바깥활동 많아…보행자 사망사고 급증시기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4천명대에서 3천명대로 낮추려는 정부 목표가 올해 달성될지 주목된다. 지난 9월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돼 당국도 3천명대 진입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천77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천31명)보다 258명(8.5%) 감소했다. 작년 한 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4천185명이다.
작년과 사망자 수 격차가 연말까지 이같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올해 사망자가 3천명대 후반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마지막으로 3천명대였던 시기는 1976년이다. 그해 3천860명을 기록한 이후 자동차 보급 증가 등과 맞물려 사망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경찰의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1996년 사망자는 작년의 3배에 가까운 1만2천653명이었다.
이후 당국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다각도로 추진하면서 사망자는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5년 내리 사망자가 줄어드는 긍정적 지표가 나타났다.
사망자 3천명대 진입의 최대 관건은 '마(魔)의 3개월'로 불리는 10∼12월 교통사고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10월 들어 교통사고가 급증해 연말까지 3개월간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흐름이 거의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통계를 보면, 10∼12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3년 1천437명으로 그해 전체 사망자의 28.2%를 차지했다. 2014년 1천373명(28.8%), 2015년 1천282명(27.7%), 2016년 1천264명(29.5%), 2017년 1천154명(27.6%)으로 한해 사망자의 약 30%가 이 시기 발생한다.
이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행락객이 많고, 해가 짧아지는 시기라 저녁시간대 이후 보행자 사망사고가 증가하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10∼11월은 해가 짧아지지만 날씨가 대체로 맑고 크게 춥지도 않아 아침이나 저녁시간대에도 바깥활동이 많은 시기"라며 "시력이나 신체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층이 어두운 시간대 활동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2017년 보행 사망자는 9월에 평균 150명이었으나 10월 186명으로 급증했고, 11월 181명, 12월 186명으로 연말까지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한 달간 보행 사망자가 180명으로 당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420명)의 42.9%를 기록했다. 11월은 전체 사망자 379명 중 166명(43.8%)이, 12월은 전체 355명 가운데 166명(46.8%)이 보행자로 10명 중 4∼5명꼴을 차지했다.
경찰은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특별보호 필요 지역은 30㎞로 설정하는 '안전속도 5030'을 지속 추진하고, 보행자 사고 다발지점 시설 개선에 나서는 등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추진 중이다. 노인 보행자 사고 예방을 위해 경로당 등을 찾아가는 안전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교통사고 최종 통계는 내년 2월 말께 취합이 완료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구 10만명당 또는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와 같은 지표는 아직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라면서도 "연 사망자 3천명대 진입은 교통안전이 그만큼 개선된다는 방증인 만큼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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