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시민사회 동의 없으면 부지 회수 추진"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시가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계획에 반발, 청라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타당한 걱정이다. 인천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GM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41만㎡ 규모로 조성된 한국GM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당시 GM대우에 빌려준 땅이다.
30년 무상임대에 20년을 추가로 더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인천시는 GM 주행시험장이 청라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GM에 제공했다.
인천시는 한국GM의 국내 최대 공장이자 본사인 부평공장이 인천 부평구에 있는 점을 고려, 주행시험장 장기 임대 외에도 자동차 구매 캠페인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불과 한달여 전인 9월 7일에는 인천시청에서 박남춘 시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 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고 쉐보레 판매 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한국GM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 법인분리 계획을 의결했다.
한국GM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의 글로벌 제품개발 업무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한국GM의 지위 격상과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 법인분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GM 노조는 물론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법인분리에는 강하게 반대한다. 법인분리가 GM의 향후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수순일 수 있고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법인분리를 막기 위한 대응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노조는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참여하지 못한 채 확정된 법인분리 의결은 원천무효라며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산업은행 또한 주총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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