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0위 부호 궈빙샹 전 순훙카이그룹 회장 별세

입력 2018-10-21 11:26  

홍콩 10위 부호 궈빙샹 전 순훙카이그룹 회장 별세
부동산재벌…납치·가족 간 불화 등으로 파란 많은 일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부동산재벌 궈빙샹(郭炳湘) 전 순훙카이(新鴻基) 그룹 회장이 별세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향년 68세.
홍콩 언론에 따르면 궈빙샹은 지난 8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후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0년 홍콩 최대의 부동산기업인 순훙카이 그룹의 창업주인 궈더성(郭得勝)의 장남으로 태어난 궈빙샹은 출생지 홍콩을 떠나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토목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첫 결혼이 실패로 돌아간 후 1983년 리톈잉(李天穎)과 재혼해 슬하에 두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뒀다.
미국 포브스 추정 87억 달러(약 9조8천억원)의 재산으로 올해 홍콩 부호 10위에 오른 궈빙샹은 납치와 가족 간 불화 등 파란 많았던 일생으로도 유명하다.
1990년 부친이 작고한 후 궈빙샹은 궈빙장(郭炳江) 부회장, 궈빙롄(郭炳聯) 전무 등 두 동생과 함께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면서 순훙카이 그룹을 이끌었다.
하지만 1997년 악명높은 부호 전문 납치범이었던 청체컹 조직에 납치된 사건으로 홍콩 전역을 뒤흔들었다.
6일 동안 감금돼 구타당하고 작은 나무 상자에 갇히는 등 온갖 협박을 당한 끝에 그의 가족이 청체컹에게 6억 홍콩달러(약 870억원)의 거금을 지불하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재벌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의 맏아들인 리자가이를 납치하기도 했던 청체컹은 결국 중국 당국에 체포돼 처형당했다.
납치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궈빙샹은 2008년 순훙카이 그룹에서 '퇴출'당해 다시 한 번 홍콩을 놀라게 했다.
당시 궈빙샹과 내연 관계에 있던 '아이다 퉁'이라는 이름의 여성이 그룹 경영에 관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모친 퀑슈힝이 그를 그룹 경영에서 배제해 버린 것이다.
당시 모친 퀑슈힝은 순훙카이 그룹의 지분 55%를 보유한 지배주주였고, 궈빙샹을 비롯한 세 아들은 각각 15%의 지분을 보유했다.
2010년에는 그의 가족이 궈빙샹의 지분 상속을 아예 무효로 하려는 시도를 해 분쟁 끝에 겨우 그의 지분을 지킬 수 있었다.
궈빙샹은 2014년 부동산 개발업체인 엠파이어 그룹을 세워 다시 활발한 경영 활동을 벌였으나, 순훙카이 그룹의 경영에는 더는 관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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